정우성이 말하는 정우성스러운 영화 [인터뷰+]

입력 2023-08-23 05:54   수정 2023-08-23 05:55



"출연 제안을 먼저 받고, 후에 연출 제안을 받게 됐어요. 연출 여부에 대한 고민은 1도 안 한 거 같아요. 연출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고민이 시작됐죠. 클리셰 한 이야기를 저만의 방식으로 연출한다는 게 도전이었는데, 이게 정우성다움인지 모르겠으나 저만의 시선을 담아 완성도가 이뤄진다면 이 도전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영화 '보호자'는 배우 정우성의 주연작이자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정우성은 10년 만에 출소해 딸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평범한 삶을 꿈꾸는 수혁을 연기하는 배우와 누아르 액션이 결합한 블랙 코미디 장르의 영화를 이끄는 감독, 두 가지 몫을 '보호자'를 통해 완수했다. 이미 3년 전 촬영이 진행됐지만, 코로나19 시국을 거쳐 올해에서야 관객을 만나게 됐다.

정우성은 그동안 연출, 제작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로 제작자의 꿈을 이뤘다면, '보호자'는 연출자의 꿈을 이룬 작품인 셈이다. 연출자인 정우성은 "'보호자'는 각각 캐릭터들의 색깔이 충실한 작품"이라고 이 영화를 소개했다.

"이 친구들은 각각 자신만의 결핍을 갖고 있어요. 시나리오 작업을 할 때부터 이 부분에 대한 색을 입혀 나갔죠. 다들 자기감정에 충실하다 보니 상대에 대한 교감, 단절이 나올 때 어떤 행동이 나올까 궁금해지더라고요. 성준(김남길 분)은 귀엽고, 2인자로서 수혁을 봤을 땐 자신의 내면적인 나약함을 들킬까 봐 더욱 극화됐을 거라 생각했어요."

정우성은 '보호자'를 소개하는 내내 '정우성스러운 영화'를 언급했다. 정우성만의 시선,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이 부분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레퍼런스'라고 이름 붙여진, 이전의 자료들을 전혀 참고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레퍼런스'라는 이름으로 아주 많은 자료를 조사하도록 요구하더라고요. 여기에 '상업적'이라는 이름을 붙이며 새로움에 대한 도전 정신을 상실을 강요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있었어요. 누가 하라고 하지 않고, 할 필요도 없었지만, 영화인으로서 영화를 아끼고, 오래 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도전은 어렵고 힘들지만, 도전이 있어야 발전도 있잖아요. 그런 마음에서 만들게 됐어요."

'보호자'에 대한 가장 기분 좋은 평가도 "정우성다운 영화"라고 했다. "정우성의 언어가 담긴, 매혹적인 영화로 해주시는 분들이 있었고, '내 도전을 봐주시는 분들에게 공감을 사고 있구나' 느꼈다"며 환한 미소를 보였다.

'정우성다움'의 시작은 대본에 대한 고민이었다. "대본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감정에 충실하자"는 것. "소통을 위한 레퍼런스를 모으는 대신 필요한 영상, 배경을 모두 대본에서 찾아라"가 그가 '감독 정우성'으로서 내린 첫 지시 사항이기도 했다.

연출자와 배우, 촬영장에서 두 사람을 역할을 해야 했기에 정우성은 "제 촬영 분량이 없는 게 너무 좋았다"며 "현장에서 날아다니는 기분이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연기와 연출을 같이 하다 보니 효율적인 부분도 있었다"며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액션 시퀀스를 6시간 만에 찍었는데, 머릿속 아이디어를 직접 행위로 하니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었다"고 전했다.

"배우 입장이었다 보니 소통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제가 명확하게 연출 방향을 말해줘야 한다고 의식하고 얘기하진 않았지만, 저 사람에게 던지는 나의 단어가 내 생각과 같은 것으로 받아들여질지 고민하는 부분은 있었어요. 확실히 배우를 하다 보니 소통의 원활함은 있더라고요.(웃음)"

앞으로도 감독 정우성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도 있었다. "다음 작품에서도 저만의 색깔을 담고 싶다"며 "더욱 통쾌한 액션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인간의 심리를 더 파고들어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저는 배우로서도 '의외의 선택을 했다'는 작품들이 많아요. 한 번도 캐릭터의 잔상을 이어가려 한 적이 없었어요. 연출을 할 때도 '보호자' 같은 작품을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대본, 시나리오가 주는 영감에 맞춰 하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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